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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경험.투자 사례

"이 동네 좀 알죠" 채연, 10% 더주고 빌딩샀는데..

                         


[★들의 빌딩] 가수 채연, “아는 곳에 투자” 격언 믿었건만…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지역에 투자하라’는 말은 부동산 시장에서 격언(格言)으로 통합니다. 낯선 지역에서 상권 분석과 시세 판단을 정확히 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나 익숙한 동네라고 덜컥 사버리면 오히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동네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투자에 관심을 안 가져서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건물이 되죠.

중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가수 채연(39·본명 이채연)씨는 2015년 12월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대지면적 409㎡, 연면적 650.2㎡, 지하 1층~지상 5층짜리 상가주택을 19억2000만원에 샀습니다. 이 건물은 1층 상가(미용실), 2~3층 사무실, 4~5층 주택으로 쓰고, 건물주가 꼭대기층에 직접 거주하는 형태입니다. 매입 당시 임대 수익은 보증금 4억원, 월세 250만원 수준으로 거주 부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을 고려해도 수익률이 연 3%에 그칩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까지 걸어서 15분 거리로 멀고 주변 상권도 형성되지 않아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죠.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곳에 빌딩을 샀던 가수 채연(39)씨. /조선DB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곳에 빌딩을 샀던 가수 채연(39)씨. /조선DB

그런데 채연씨는 3년 동안 매물로 내놔도 안 팔리던 이 빌딩을 시세보다 10% 이상 더 주고 샀습니다. 객관적인 투자 가치가 높지 않은데도 시세보다 높게 산 것은 채연씨가 어린 시절부터 광진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것이 주요한 이유로 보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지역에 투자하라는 투자 격언을 활용한 것이죠. 채연씨는 이 건물 1층에 점포를 넣고, 나머지 지상층은 자신의 기획사를 포함해 몇몇 기업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투자성적표만 놓고 보면 영 신통치가 않습니다. 매입 후 1년 반이 지났지만 시세는 제자리입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채연씨 소유의 5층 빌딩. 1층은 상가, 나머지는 사무실 등으로 쓰고 있다. /빌사남 제공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채연씨 소유의 5층 빌딩. 1층은 상가, 나머지는 사무실 등으로 쓰고 있다. /빌사남 제공

채연씨처럼 남들이 찾지 않는 동네를 ‘내가 잘 아는 지역’이라는 이유로 투자하면 가격 상승은 고사하고 수요자가 없어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다시 인기 지역으로 들어오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 투자하는 사람은 자신이 잘 아는 지역보다는 매매가 자주 이루어진 곳이나 누구나 다 알만한 곳 위주로 투자하는 편이 낫습니다. 검증된 곳이 낫다는 것이죠. 특히 꼬마빌딩은 부동산 중에서도 환금성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합니다. 그나마 환금성이 높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홍익대 주변, 용산구 이태원 일대, 종로구, 중구, 대학가 주변 등에 눈길을 두는 게 좋습니다. 이 지역들은 대체로 비싸다는 인식 탓에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상권이 덜 발달한 이면도로쪽은 그래도 투자할만한 건물이 있습니다.

비(非) 인기지역이긴 해도 매입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하면 어떨까. 물론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2·7호선 대림역 주변이 대표적이죠. 이 지역은 시세가 저렴하고 유동인구도 많아 임대수익률은 높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 지역 현황을 잘 모를뿐더러 중국 동포 임차인이 많다는 것 등이 단점으로 작용해 나중에 건물이 안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기 지역의 건물에 있는 임차인은 어느 정도 임대료를 감당할 수준이 되기 때문에 관리하기에도 편한 반면, 외곽에 있는 건물은 생계형 임차인들이 많아 월세를 올리기 힘들거나 연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매입 후 어떤 임차인이 들어올 것인지 고려하면 인기 지역 빌딩의 장점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인기 지역 부동산은 누구나 다 아는 곳이어서 비싸게 사는 것 아닌가 싶지만, 소비력이 좋은 20~30대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만큼 환금성이 높고 가격도 꾸준히 오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세 추이를 살펴보면 인기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빨리 회복됐습니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인기 지역에 있는 알짜배기 부동산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