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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빠른 뉴스 공부

서울 집값 상승, 아직 예고편?… ‘폭등론’까지 나온 배경

지난해 8·2대책 이후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냈지만 서울의 집값은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특히 고가주택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는 18일 KB국민은행 시세 자료를 분석해 올해 1월 기준 서울 주택 상위 20%의 평균 가격이 13억6818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월(11억9992만원)보다 14.02%나 오른 가격이며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음 단계인 상위 21~40% 주택은 지난해 1월보다 12.87% 상승해 평균 7억7811만원이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 역시 지난해 1월에 비해 21.15% 상승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가격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상위 20%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과 선도아파트 지수 상승률은 모두 ‘비싼 집일수록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을 말해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서울 지역, 특히 강남권 등의 ‘공급부족’에서 찾고 있다. 부동산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이 충분치 않아 갈수록 희소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 부동산 업계에는 “집값은 내가 팔 때 가장 싸다”는 우스개가 나돌고 있다. “집은 사는 것이지 파는 게 아니다”란 말도 있다. 그만큼 하락세로 돌아서리란 예상을 뒤엎어가며 계속 오른다는 뜻이다. 지난해 집값 상승은 아직 예고편에 불과해 올해 더욱 가파른 폭등장이 펼쳐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 업계 관계자들은 역설적이게도 정부 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현재의 정책 기조가 계속되는 한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공급을 확대하기보다 수요를 억제하는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정책이 되풀이되는 한 집값 추이도 전례 없는 상승을 보였던 당시와 다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줬다. “투기세력을 제어해 집값을 잡겠다. 다주택자는 2018년 4월까지 집을 팔아라.” 투기세력이 시장에 개입할 수 없게 만드는 정책으로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 장벽을 크게 높였다. 투기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게 양도세도 대폭 강화해 4월부터 시행한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으며, 아파트 분양 시장의 개편을 위해 사실상의 분양가 상한제와 후분양제 등을 꺼내 들었다.


이런 정책은 모두 서울, 특히 강남권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하지만 규제 정책이 나올 때마다 서울 집값은 청개구리처럼 올랐고, 거꾸로 지방은 완연하게 시장 열기가 잦아들었다. 부동산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강화된 양도세가 시행되는 4월이 코앞에 왔지만 다주택자 매물은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다들 상황 판단을 마치고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 폭등장세가 펼쳐지리라 예상하는 이들은 “강남권 재건축 대상 주택은 이미 정부 규제로 매물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초과이익환수제로 재건축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려 이를 통한 주택공급 루트가 차단됐고, 4월부터는 양도세 부담에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가 급격히 줄어들 테니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길이 막혔다. 여기에 보유세를 인상하면 주택 소유자들이 그 부담을 집값에 얹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집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폭등론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만약 4월 이후에도 집값이 오른다면 그런 시장 역시 정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의 촘촘한 규제로 충분한 거래가 수반되기 힘든 상황에서 소수의 매물이 소화될 때마다 집값이 껑충 껑충 뛰는 기형적 상황이 펼쳐질 거라고 본다.

정부의 개입에 의한 수급 왜곡과 마찬가지로 폭등론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이어서 ‘정상화’로 가려는 시장의 반작용을 맞닥뜨리게 되리란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가파른 상승폭만큼 하락의 골이 깊을 것이라는 경고가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