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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상가.오피스 공부

수익형 부동산, 두자릿수 수익률의 유혹

[서울경제] ‘월세를 연금처럼, 최대 월 320만 원 수익’, ‘연 수익률 11.5%’, ‘매달 125만 원, 연 8% 5년 확정’, ‘실투자 3,000만 원, 임대 100% 보장’

매일 아침 출근과 함께 펼쳐 드는 신문 광고란에 가득한 문구들이다. 수익형 부동산 전성시대임을 실감케 한다. 한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의 신규 공급물량만 이달부터 6월까지 1만6,000실에 달한다.

수년간 유지돼 온 저금리 탓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금융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1억원을 1년 동안 꼬박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봤자 2%도 채 안되는 금리에 세금까지 떼고 나면 손에 쥐는 이자가 140만 원이 채 안된다. 이 마당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장담하며 임대까지 책임진다는 유혹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지사다. 언뜻 ‘이런 부동산 몇 채만 있으면 무슨 노후 걱정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조금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물음표 투성이다. ‘5년 임대 확정’이라는 오피스텔. 주거형 오피스텔에 5년짜리 임대차 계약을 맺고 들어 오는 임차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중도금 대출로 분양 받으면 ‘1억에 두 채’라며 친절하게 계산까지 해놓은 수익률 분석에는 계약자가 꼬박꼬박 갚아야 할 대출이자 항목이나 위탁운영에 따른 수수료 등은 보이지 않는다. 

일정 기간 확정된 임대수익을 누가 어떻게 보장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없다. 심지어 일부 수익형 부동산 광고에는 위탁운영사와 시공사·마케팅사 이름은 있는데 사업주체인 시행사가 누군지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전화를 걸어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보려면 열에 아홉은 “일단 한번 방문하시죠”라는 답변이 되돌아 온다.

신문을 뒤적이다 보니 광고란 한 켠에 또 다른 공고문이 보인다. 한 분양형 호텔 개발업체 대표 명의의 이 공고문 제목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다. 임대료 확정지급 기간이 단 2년 뿐임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확정수입을 지급하는 것처럼 광고한 것을 알리는 내용이다.

한 분양대행 업체 대표조차 “해도 너무 한다”고 한탄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한 채라도 더 팔려다 보니 안전장치도 없는 무리한 조건을 마구잡이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확정임대 수익을 보장한다는 확약서 써주면 뭐합니까. 회사 나가떨어지면 휴지 조각일 뿐인데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소비자의 눈을 끌어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광고의 속성인 것도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상품의 허위·과장 광고 문제는 업체와 소비자간 분쟁의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물론 진주는 모래 속에 있다. 홍수 처럼 쏟아져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속에 알짜 투자처는 많다. 어떤 경우 사업주체 조차 나중에 “이렇게 돈 될지 몰랐다”고 할 만큼 좋은 상품도 있다. 당장 몇 년간 보장해 주는 임대수익 보다 입지와 가격, 수요, 미래가치를 따져보는게 먼저다. 눈을 크게 뜨고 투자의 기본에 집중하자. 중요한 것은 포장이 아니라 박스 안에 든 상품 그 자체다.